내가 쇼핑중독이라고? 과소비 지수 제대로 계산하는 법
매월 반복되는 월급고개(다음 월급이 나올 때까지 견디기 어려운 현상)의 악순환에서 벗어나 자산을 똑똑하게 관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많은 재테크 전문가들은 자신의 씀씀이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혹시 자신도 모르게 과소비하는 습관을 가진 것은 아닌지 점검해볼 필요가 있는데요.
오늘은 하나은행 1Q블로그와 함께 과소비 지수를 계산하는 방법을 알아보고, 과도한 소비를 부추기는 심리적 요인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금융감독원 금융교육센터가 내놓은 ‘과소비 지수 계산법’을 활용하면 자신의 소비 습관을 셀프로 점검할 수 있는데요. 월 평균 수입과 월 평균 저축액을 활용하면 과소비 여부를 간단하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월 평균 수입에서 월 평균 저축액을 제외한 뒤, 다시 월 평균 수입으로 나누는 방식인데요. 위의 이미지를 참고하시면 쉽게 이해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위 계산법으로 계산했을 때 결과가 1 이상으로 나온다면 소득보다 지출이 훨씬 많은 상태입니다. 소비 습관이 굉장히 무분별한 상태라고 할 수 있죠. 0.7~1이라면 소득 대비 소비가 많은 과소비 상태이며, 0.5~0.7이라면 수입과 지출의 비중이 적정하다고 진단 내릴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0.5 미만은 가장 이상적인 상태인데요. 수입의 약 50%를 저축하고 있는 알뜰한 소비 습관을 지녔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모두에게 같은 수치가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계산이 끝났다면 연령대별 적정 수치를 파악해보아야 하는데요.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20대는 0.5 이하 ▲30대는 0.7 이하 ▲40대는 0.8 이하 ▲50대는 0.9 이하 ▲65세 이상은 0.9 이하일 때 바람직한 과소비 지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과소비 지수가 올라가는 이유는 고령에 가까울수록 수입이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혹시 적정 수치보다 높은 지수가 나왔다면, 자신도 모르게 과소비를 하는 것은 아닐지 의심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과소비의 원인으로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무의식적으로 발동한 ‘소비 심리’의 영향 때문일 수 있는데요. 우리가 물건을 구매할 때 어떤 심리가 발현되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밴드왜건 효과’는 다수의 선호에 따라 자신도 같은 제품을 사는 현상을 일컫습니다. 곡예단이나 퍼레이드 맨 앞에서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악대차(Band Wagon)’에서 유래된 용어인데요. 악대차가 지나가기 시작하면 자연스럽게 많은 사람이 모여들게 되고, 이를 목격한 또 다른 사람들은 ‘무언가 특별한 게 있는 것 아닐까’하는 생각에 무작정 뒤따르게 됩니다.
이런 방식으로 소비자가 불어나는 현상을 ‘밴드왜건 효과’라고 부릅니다. 다수의 사람이 구매하거나 경험한 특정 상품을 봤을 때 ‘나도 한 번 사보고 싶다’는 심리가 발동하는 것인데요. 유명 연예인에게 협찬으로 제공되는 상품을 따라 구매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발생하는 소비 형태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심리의 원인은 무엇일까요? 심리학자들에 따르면 밴드왜건 효과는 ‘소외감’, ‘박탈감’에서 비롯된 심리입니다. 유행하는 제품을 따라 구매하고, 이를 통해 타인과의 관계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는 마음이 강하게 작용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월급고개를 자주 겪는 분들이라면, 물건을 구매할 때 ‘잇템’, ‘꿀템’과 같은 용어에 휩쓸려 계획에도 없던 소비를 하고 있지는 않은지 자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밴드왜건 효과’가 모방심리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스놉 효과(Snob Effect)’는 남들과는 다르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한 소비 형태입니다. 까마귀 떼에서 멀리 떨어진 채 홀로 고고하게 서 있는 백로의 모습과도 같아, ‘백로 효과’라고 칭하기도 합니다.
대형 백화점의 VIP 마케팅 전략은 대표적인 ‘스놉 효과’의 사례로 꼽힙니다. 백화점 VIP 등급은 연간 일정 구매 수준을 유지해야만 받을 수 있는데요. 소비자는 특별한 서비스를 받는다는 만족감을 위해 더 많은 소비를 하게 됩니다.
또한 특정 상품에 대한 사람들의 소비가 증가하면 장기적으로 해당 제품에 대한 수요가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나는데요. 이런 이유로 기업들은 ‘리미티드 에디션’이라는 이름을 붙여 한정판 상품을 출시하곤 합니다. 이 또한 스놉 효과를 이용한 마케팅 전략인데요.
한정판 제품이 자신에게 꼭 필요하다면 구입해도 무방하지만, ‘더 이상 출시되지 않는 제품’이라는 점에 이끌려 소비하는 것은 건강한 자산관리를 위협하는 습관입니다. 특정 제품을 구매하기 전 여러분의 심리 상태를 깊숙이 들여다보는 습관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대표적인 명품 브랜드 ‘샤넬’이 가격을 인상할 때마다 해당 제품을 구매하기 위한 사람들로 매장이 인산인해를 이룬다는 뉴스는 한 번쯤 접해 보셨을 것 같습니다. 이처럼 가격이 높아질수록 수요가 증가하는 현상을 ‘베블런 효과(Veblan Effect)’라고 칭합니다.
명품 브랜드들이 고가 전략을 펼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코로나19(COVID-19) 사태 이후 백화점 주요 상품군 매출은 감소했지만 명품 매출은 ‘나 홀로 호황’을 보이고 있습니다. 명품 브랜드가 꾸준히 가격을 인상하고 있는데도 말이죠.
베블런 효과는 제품의 가격이 저렴할 때에는 차별화를 느끼지 못하다가 가격이 높아질수록 구매하고 싶은 욕구가 증가하는 심리 상태를 의미하는데요. 월급고개를 타파하려는 마음을 먹었다면, 이런 심리에 휘둘려 ‘거품 낀 소비’를 하고 있지는 않은지 체크해봐야 합니다.
지금까지 하나은행 1Q블로그와 함께 과소비를 부르는 심리적 원인을 살펴보았습니다.
소비습관을 점검하는 것이 자산관리의 시작이라는 점, 잊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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