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을 노리는 고금리 소액대출? SNS 대리입금 주의보
SNS를 통해 급전이 필요한 청소년에게 소액의 돈을 빌려주겠다는 ‘대리입금’ 광고가 유행하고 있습니다. 광고에 현혹되어 대리입금을 받을 경우, 높은 이자를 수고비로 지불하거나 협박, 개인정보 유출 등 2차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각별한 유의가 필요합니다. 오늘은 ‘대리입금의 위험성 및 대응 요령’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청소년을 울리는 대리입금
대리입금이란 의뢰자를 대신해서 돈을 지불해 주고, 그에 대한 대가로 원금에 이자를 더해 받는 고금리 불법 사채입니다. SNS를 통해 급속도로 퍼져가고 있는데, 피해 대상이 성인을 넘어 청소년까지 확대되고 있습니다. 대리입금 광고가 2020년 2,576건, 2021년에는 2,862건, 2022년 3,819건으로 연평균 21.8% 수준으로 계속 증가하자, 금융감독원에서는 2023년 6월 21일 ‘소비자 피해 경보’를 발령하고, 보호체계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주로 병원비, 게임 아이템비, 굿즈 구매비, 생활비 등 급하게 소액의 돈이 필요한 청소년들이 대리입금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불법 대부업자가 올린 광고를 보고 의뢰를 하거나, 청소년이 SNS에 직접 대리입금을 구하는 광고를 올리는 방식으로 거래가 진행됩니다. 대출 기간은 보통 7일 이내로 짧고 대출 금액은 10만원 내외로 소액이지만, 대출 이자는 ‘수고비’라는 명목하에 원금의 20~50% 수준으로 높습니다.
대부업자들은 또래 간의 가벼운 금전 거래인 것처럼 보여지도록 이자, 연체료와 같이 어려운 용어 대신 ‘수고비’, ‘지각비’ 등 친숙한 용어를 사용합니다. 게다가 단기간에 적은 돈을 쉽게 마련할 수 있다 보니 청소년들이 쉽게 현혹되기 마련입니다. 특히 소액이다 보니 이자율의 영향을 체감하기 어려워 청소년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 대리입금의 위험성
대리입금은 연 단위로 이자율을 환산하면 1000%가 넘는 고금리 대출입니다. 실제 SNS 대리입금 광고를 통해 580여명의 청소년에게 1억 7,000만원을 빌려주고 연 5475%의 이자를 받은 사례가 있었습니다.
심지어 기간 내 돈을 갚지 못할 경우 금전 요구, 협박, 개인정보 노출 등 2차 피해로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대부업자들이 지각비(연체료)로 시간당 1,000원~10,000원 정도의 비용을 추가로 요구하기도 하고, 전화번호, 사진, 학교 등 신상 정보를 SNS에 공개하겠다고 욕설 또는 협박을 하기도 합니다. 또한 신분 확인을 목적으로 가족, 친구의 연락처를 요구하고, 해당 연락처로 연락하겠다며 욕설과 협박을 하는 등의 불법추심 피해도 빈번하게 일어납니다. 일례로 아이돌 기획 상품(굿즈)을 사기 위해 SNS에서 불법 대부업자와 접촉해 8만원을 빌린 뒤 욕설, 협박에 시달리다 10일 후에 연 2737%에 달하는 이자와 연체료를 합친 14만원을 지불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 대리입금 규제의 어려움
민법상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미성년자가 진행한 대리입금 계약은 본인 또는 법정대리인이 취소할 수 있습니다. 또한, 개인정보를 가지고 협박을 하거나 폭행을 가하는 등 불안감을 조성하는 행위는 모두 불법입니다. 하지만 비대면 채널을 활용하는 등 대리입금 홍보가 은밀하고 교묘해진 만큼 원천적인 차단은 어려운 실정입니다.
특히 법망을 회피하거나 현행법상 위반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보니 대리입금 광고 규제가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이자제한법 상 대출금액이 10만원 미만의 소액일 경우, 법정 최고이자율 20%를 적용받지 않기 때문에 고금리 이자에 대해 처벌이 불가능합니다. 이러한 점을 노려 9만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는 등 불법 대출이 아닌 것처럼 대리입금을 광고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물론 10만원 미만의 거래라도 지속적으로 이루어진다면, ‘미등록 대부업자’로 분류되어 대부업법에 위배됩니다. 하지만 지속적인 대출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처벌이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따라서 대리입금은 피하는 것이 상책이지만, 청소년들이 경제, 금융 지식이 부족하다 보니 대리입금 사기에 쉽게 노출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기획재정부에서 2022년 초, 중, 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경제이해력을 조사한 결과 평균 점수는 60점으로, 학생들의 경제, 금융 지식이 대체적으로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중, 고등학생은 평균 60점에도 미치지 못하며 실생활 관련 금융 이해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금감원에서는 피해를 막기 위해 온라인 가정통신문 등을 활용하여 불법 사금융에 대한 인식을 제고시키고, 최신 사례를 중심으로 교육 콘텐츠를 확충해 나가고 있습니다.
# 대리입금 대처 요령
금융감독원과 경찰청 등 관련 기관에서는 불법 대리입금 피해에 대응하기 위해 각종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만약 대리입금 피해가 의심되거나 당했다면 즉시 주위에 알리거나 전문가에게 신고해 도움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① 학교전담경찰관, 선생님, 부모님에게 도움 요청하기
② '금융감독원 불법사금융피해신고센터'에 신고하기 (홈페이지 또는 ☎1332 → 3번)
③ 경찰에 신고하기 (☎112, 인적사항 생략 또는 가명 조사 가능)
지금까지 하나은행 1Q 블로그와 함께 ‘대리입금의 위험성 및 대응 요령’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청소년 대리입금은 그저 남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나 또는 주변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인 만큼 스스로 경각심을 가지고,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피해 의심 또는 발생 시 망설이지 말고 주변에 적극적으로 도움을 요청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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