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Hana 컬쳐

대한민국 뽑기열풍! 왜 그들은 인형뽑기에 중독되었는가?

by 하나은행 2017. 6. 12.
Hana 컬쳐

대한민국 뽑기열풍! 왜 그들은 인형뽑기에 중독되었는가?

by 하나은행 2017. 6. 12.

H씨는 퇴근길에 인형 뽑기를 하는 것이 인생의 낙이 되었습니다. 오늘도 동네 편의점 앞 인형 뽑기 기계 앞에서 긴장된 표정으로 천 원을 투입합니다. 능숙한 솜씨로 크레인을 조작하여 인형의 몸통을 집습니다. 뽑힐까 말까 하는 긴장감 속에서 인형은 허무하게 툭 떨어지고 맙니다. 아쉬움도 잠시 H씨는 이대로 갈 수 없다는 생각에 지갑에서 한 장의 지폐를 더 꺼냅니다.

대학생과 직장인들 사이에서 인형 뽑기가 인기입니다. 이러한 분위기에 발맞추어 인형 뽑기 방들도 급증하고 있는데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게임물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015년 21곳에 불과했던 인형 뽑기 방은 올해 4월에는 1,705곳으로 2년 사이에 무려 80배 이상 증가하였습니다.

인형 뽑기, 딱 한 번만 더 뽑아보고 그만하겠어!

인형을 뽑을 확률보다 못 뽑을 확률이 더 많다는 것을 알면서도 우리는 왜 인형 뽑기를 멈출 수 없는 것일까요? 오늘 KEB하나은행에서는 인형 뽑기 속에 숨겨진 세 가지 심리에 대해 말씀 드리겠습니다. 

 

심리학에는 ‘경험학습’이라는 용어가 있습니다. 경험학습이란 교육에 의한 간접경험이 아닌 생활을 하면서 체득하게 되는 학습을 말하는데요. 어린 시절 단골 오락실에서 동전을 투입하고 게임을 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커서도 인형 뽑기 기계를 쉽게 지나치지 못하게 됩니다.

경제적 능력이 갖춰진 20, 30대가 단순히 인형이 필요해서 인형 뽑기를 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그들은 인형보다 경험학습이 된 어린 시절 오락실의 추억을 갖고 싶어 합니다. 인형 뽑기 기계 앞에서는 20대도 30대도 어른의 짐을 풀어놓고 10대로 돌아가게 됩니다.

 

또 한 가지 심리적 이유로 ‘낮은 자존감’을 회복시키기 위해서 인형 뽑기를 한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20대와 30대는 취업 스트레스와 직장 스트레스가 상당한 시기입니다. 이들에게 인형 뽑기는 짧은 순간에 성취를 맛보게 해주는 마법 같은 기계입니다. 

인형 뽑기는 지폐만 투입하면 모든 상황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습니다. 거기다 인형을 뽑는 날에는 더욱 큰 만족이 오는데요. 이렇게 얻은 성취감은 자신의 낮은 자존감과 불안감에 상당한 보상을 주게 됩니다. 때문에 인형 뽑기에 대한 애착은 더욱 커지는 것이지요.

 

마지막으로는 ‘경쟁심리’를 들 수 있습니다. 인형 뽑기는 실력이 좋으면 많은 인형을 뽑을 수 있습니다. 때문에 인형 뽑기를 하면 친구나 연인 등과 경쟁을 하게 되는데요. 인형 뽑기 기계에 소문난 고수라도 찾아오면 많은 구경꾼들이 모이는 것도 경쟁심리에 기반한 인형 뽑기 열풍을 설명해줍니다.

또한 관광지나 시내에서는 인형 뽑기 기계로 획득한 인형을 자랑하듯 안고 걷는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데요. 이는 사람들의 경쟁심리를 자극하여 인형 뽑기를 하게 만드는 마케팅 효과를 내기도 합니다.

 

인형 뽑기는 현실의 짐을 내려놓고 기분전환을 할 수 있는 어른들의 놀이로 자리 잡았습니다. 하지만 과하면 스스로를 해치는 독이 될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인형 뽑기 기계가 주는 여러 유혹을 뿌리치고, 자신의 상황에 맞게 즐길 수 있는 기준을 정하는 것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