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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a 컬쳐

혼밥족, YOLO족, 휘게족? 일코노미 현상을 살펴보다

by 하나은행 2017. 5. 17.
Hana 컬쳐

혼밥족, YOLO족, 휘게족? 일코노미 현상을 살펴보다

by 하나은행 2017. 5. 17.

"혼밥족, 혼술족, 혼영족, YOLO족, 포미족, 휘게"


최근 들어 부쩍 많이 보이는 신조어들입니다. 대체로 ‘개인’에게 초점이 맞춰진 유행어이기도 합니다. 가령, 얼마 전까지만 해도 식당에서 혼자 끼니를 떼우는 일이 눈치보인다며 어려워하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어느새부턴가 ‘혼밥’이란 문화가 생겨나며, 사람이 많은 곳에서 ‘혼자 밥 먹는 게 전혀 어색하지 않은 일’인 것처럼 사회 풍조가 바뀌어 버렸습니다. 이러한 사람들을 두고 ‘혼밥족’이라 일컫게 됐습니다.

소위 ‘혼족’ 문화는 식사에만 그친 게 아니었습니다. ‘혼술(혼자 술먹기)’, ‘혼영’(혼자 영화 관람하기), 등등 혼자서 하는 활동들을 지칭하는 신조어들이 마치 유행처럼 생겨나고 있습니다. 이는 ‘1인 가구’의 급증, ‘심화하는 취업난 속에서 각종 문화생활과 여가를 혼자 보내는 사람’이 늘어나며 생긴 신조어들입니다.

 

실제로 ‘1인 가구’의 폭발적 증가는 수치로도 뚜렷하게 살펴볼 수 있는 현상입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5년 기준으로 ‘1인 가구의 수’는 520만명이라고 합니다. 이는 전체 가구의 총 27.1%를 차지하는 수치였습니다. 또한 2인 가구의 비율은 26.7%로 1-2인 가구의 비율이 전체의 53.8%를 차지했다고 합니다. 또한, 2035년에는 국내 1인 가구가 760만 가구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지요.

그런데 ‘혼자’라는 키워드는 활동에만 그친 게 아니었습니다. 남의 시선이나 타인의 기준보다는 자신의 삶을 중심에 두는 문화도 함께 생겨나고 있었습니다. ‘나홀로 문화’와 더불어 ‘만족’, ‘힐링’이라는 키워드가 담긴 유행들도 생겨난 것이지요. 가령 ‘포미족’, ‘YOLO족’과 같은 유행어들이 바로 그러한 예입니다.

 

‘포미족(for me)’은 'For Health(건강)', ‘One(1인 가구)', 'Recreation(여가)', 'More Convenient(편의)', 'Expensive(고가)'의 앞 글자를 따서 만들어진 신조어입니다. “가치있고 합리적인 것이라면 다소 비싸더라도 지갑을 열며 나를 위한 돈 쓰기를 아까워하지 않는 이들”을 지칭하는 뜻입니다.“ 현재 자신의 행복을 가장 중시하며 소비하는 태도”를 지닌 사람들을 가리키는 ‘YOLO족’ 역시 “You Only Live Once”의 앞 글자를 따 만들어진 용어입니다. 

‘인생은 한 번뿐’이라는 철학을 지닌 YOLO족은 “미래나 남을 위해 희생하기 보단 스스로의 현재의 행복을 위해 소비하는” 라이프 스타일을 가진 사람들을 지칭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문화들은 사실 ‘일코노미’라는 단어로 압축해 설명할 수 있는 현상입니다. 일코노미는 ‘1인’과 ‘경제’를 의미하는 Economy의 합성어로 “1인 가구의 증가와 더불어 생겨난 경제현상”을 말합니다. 

혼밥족을 위한 도시락 문화, 더 나아가 1인 가구를 위한 편의점 수의 폭발적 증가, 1인 가구용 가정 용품, 1인용 여행상품, 1인을 위한 호텔 상품의 증가 현상 등이 바로 ‘일코노미 현상’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먹거리부터 가전, 가구, 주택 가릴 것없이 소형·소용량화가 유행하고 있기 때문에 생겨난 용어이지요.

또한 최근 한국사회에서 유행하고 있는 ‘인형뽑기’와 ‘코인 노래방’의 인기 역시 이러한 현상과 맞닿는다고 볼 수 있습니다. 혼자 간단히 노래를 부르며 힐링하려는 사람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코인노래방의 유행과 소액으로 그리고 혼자서도 “내가 무언가를 할 수 있다”라는 재미와 행복을 느끼게 하는 인형뽑기 가게의 폭발적 증가 역시 일코노미 현상 중 하나라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최근에 유행했던 덴마크의 ‘휘게’ 문화 역시 크게 보면 ‘일코노미 현상’과 무관하다 할 수 없습니다.

휘게는 “편안함, 따뜻함, 아늑함, 안락함”을 뜻하는 덴마크어, 노르웨이어 명사인 ‘휘게’는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또는 혼자서 보내는 소박하고 여유로운 시간, 일상 속의 소소한 즐거움이나 안락한 환경에서 오는 행복”을 뜻하는 단어입니다. 이 역시도 소수의 사람 혹은 혼자서 느낄 수 있는 소소한 즐거움과 소박한 행복을 추구하는 용어였습니다.

이렇게 ‘일코노미 현상’은 경제 전반에서 새로운 현상들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업계에선 일코노미를 차세대 파워 컨슈머로 인정하고, 이들의 눈을 사로잡기 위해 ‘혼자’와 ‘힐링’, ‘만족’ 등의 키워드를 충족시킨 상품을 제시하는 것이 화두라고 합니다.

 

“혼밥족, 혼술족, YOLO족, 포미족, 휘게 등등…” 어찌보면 ‘나홀로 문화’와 더불어 ‘만족’, ‘힐링’이라는 키워드가 담긴 유행들은 이젠 익숙한 현상입니다. 가히 ‘스스로의 만족을 위하는 문화’들이 범람하고 있는 시대인 듯합니다. 혹자는 지금의 세상을 ‘각자도생’의 시대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취업난, 요원한 내집 마련, 경제 불황 등의 현실 때문에 어느 곳 하나 기댈 곳없는 상황에서 각자의 살 길을 찾아야 한다는 뜻이지요.

이러한 풍조들을 반영한 ‘일코노미 현상’은 미래와 타인보단 “나를 위해”, 함께하기 보단 ‘스스로’, 나아갈 수밖에 없는 환경 때문에 생겨난 것은 아닐까요? 세상의 변화에 관심이 있는 KEB하나은행 가족이시라면, ‘일코노미 현상’은 면밀히 살펴보아야 할 시대정신이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