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실리 칸딘스키, 추상미술 탄생의 비밀
추상미술의 아버지, 선구자 등으로 일컬어지는 칸딘스키. 러시아의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나 촉망받던 법학자로 살아가던 칸딘스키가 화가로 전향한 데는 그의 마음에 큰 파동을 불러일으킨 그림이 있었습니다. 화가의 길을 열게 한 것은 물론 추상미술 잉태의 영감까지 가져다준 그 그림 덕분에 우리는 지금 칸딘스키의 아름다운 작품과 마주하고 있습니다
점, 선, 면 그리고 풍부한 색채가 어우러져 오케스트라의 생동적인 선율을 보여주는 듯한 칸딘스키의 그림은 우리에게 익숙한 추상화입니다. 다양한 음색의 악기가 저마다의 소리로 듣는 이를 매료시키듯 칸딘스키 그림 속의 조형적 상상력과 색 조합은 보는 이의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이런 칸딘스키 특유의 추상화가 탄생한 데는 당시의 비화가 있었습니다. 1895년 모스크바의 한 전시회에서 칸딘스키는 클로드 모네의 <건초 더미> 연작을 보게 됩니다. 모네의 그림을 보고 충격과 동시에 깊은 감명을 받은 칸딘스키는 이듬해 독일 뮌헨으로 건너가 그림 공부를 시작합니다. 그는 모네의 <건초 더미> 연작을 보고 형태를 뚜렷하게 나타내지 않아도 회화로서 충분한가치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건초 더미> 연작은 추수가 끝난 뒤 쌓아둔 건초 더미가 있는 풍경을 그린 작품입니다. 늦여름부터 겨울에 이르는 계절의 변화를 비롯해 날씨와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인상을 포착해 동일한 주제를 다채롭게 묘사했습니다. 자연과 대기 현상, 변화하는 빛의 인상에 대한 모네의 관심은 칸딘스키뿐 아니라 많은 화가들에게 영향을 주었습니다.
미술사에서 추상미술의 발전 계기를 살펴보면 19세기 후반후기 인상주의에서부터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새로운 소재, 주관적인 색채와 형태로 독자적인 회화를 이루었던 후기 인상주의의 자유로운 경향이 20세기로 넘어오면서 추상주의 발전의 디딤돌이 되었습니다. 이를 반영하듯 칸딘스키의 초기 작품들에서 인상파적 성향을 찾을 수 있습니다.
<오래된 도시>는 마을 풍경을 그린 작품입니다. 강렬한 색채와 붓질이 인상주의를 떠오르게 합니다. 여기에 사용된 노랑, 빨강, 파랑 색채와 나무와 집에서 찾아볼 수 있는 원형, 삼각형, 사각형 등의 요소는 이후 칸딘스키의 작품에 지속적으로 등장하는 추상 구성 요소가 되었습니다. 칸딘스키는 “모든 예술 작품은 우주가 창조되듯이 서로 다른 세계들이 충돌함으로써 작품이 생성된다. 예술 작품이 탄생하는 것은 마치 세상이 최초로 형성되는 것과도 같다”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예술을 바라보는 그의시각이 추상미술을 탄생시켰습니다.
글·윤연숙 | 디자인·김기한 | 사진·이경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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