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방송으로 돈 벌 수 있냐구요? 진짜 좋아하는 일 하면 되죠” ‘미래직업’ 개인방송 진행자 선택한 핸드메이드 BJ ‘금손짜루’ 인터뷰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세상을 보면 그야말로 ‘격세지감’이라는 말이 떠오릅니다. 불과 5년, 10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던 일들이 지금 우리 눈 앞에서 펼쳐지고 있으니 말이죠.
사람과 인공지능이 바둑을 둔다거나, 터치 몇 번으로 간편하게 송금을 한다거나, 직접 영업점을 찾아가지 않고도 금융 서비스에 가입할 수 있는 세상이 올 거라는 사실을 그 누가 예상이나 할 수 있었을까요?
변한 것은 스마트폰과 모바일 뿐만이 아닙니다. 직업에 대한 의식도 많이 변했습니다. 과거 ‘평생직장’의 개념은 사라지고, 젊은 사람들일수록 더 자신이 하고 싶은 일, 원하는 일, 진정으로 사랑하고 열정을 바칠 수 있는 일에 과감히 뛰어드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직업에 대한 의식과 정의가 많이 바뀌고 있는 것이죠.
여기, 대기업 디자이너라는 안정적 직장을 과감히 내려놓고 자신만의 꿈을 위해 ‘1인 창작자’라는 쉽지 않은 길을 택한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핸드메이드 방송을 진행하고 있는 ‘BJ짜루’ 입니다.
“예전에는 소위 대기업이라는 곳에서 디자이너로 회사를 다녔어요. 막상 다녀보니 회사라는 곳의 규제와 규율, 그리고 답답함이 저에게도, 회사에게도 마이너스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좀 더 자유로운 일을 하고 싶었어요.”
디자이너로서의 예술가적 기질을 포기할 수 없었던 ‘디자이너’ 짜루는 자신이 진정으로 좋아하는 일에 새로운 도전을 하기로 결심합니다.
“회사를 그만두고 집에서 양말인형을 만들기 시작했어요. 전공자는 아니지만 원래 손으로 뭔가를 만드는 것을 좋아했거든요. 주변 사람들이 요즘 대세이니 만들기도 하면서 1인 방송도 해보라고 권하셔서 시작하게 됐어요”
주변 사람들의 추천으로 우연찮게 시작하게 된 개인 방송. 직장을 그만두고 하게 된 새로운 도전이었지만 큰 수익보다 자신의 재미와 만족을 위해 시작하게 됐다고. 그녀는 닉네임을 ‘짜루’로 정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핸드메이드 제품 만들기를 주제로 삼아 첫 방송을 시작하게 됩니다. 그녀의 닉네임 ‘짜루’는 어떻게 정하게 된 걸까요?
“닉네임 ‘짜루’는 제 키 때문에 만들어 진 이름이에요. 제가 키가 160이 안돼요. 누가 지어준게 아니라 제 스스로 키가 작아서 붙인 거구요. 사람들이 ‘설마 그거겠어?’ 하시는데 난쟁이 X짜루 할 때 앞에 빼고 짜루만 쓰는 것 인데요. 모든 공식적인 활동을 ‘짜루’로 하고 있어요. 처음 보는 사람들도 친근감을 느끼더라고요. 사실 어제 방송에서 밝혔더니 팬들도 상상도 못했다고 하셨어요.”
아담한 자신의 키를 닉네임 삼아 시작한 방송. 그녀는 매일 1인 미디어 아프리카TV를 통해 자신의 작품을 소개하며 팬들과 소통하고 있습니다.
“제 방송은 여러가지 다양한 핸드메이드 제작과정을 소개하는 방송인데요. 주로 하는 컨텐츠는 클레이, 미니어쳐, 냅킨공예 ,DIY 인테리어 소품, 리폼 등이에요. 요즘 DIY에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서 제작 과정과 재료 소개도 해드리고 있습니다. 사실 저도 공부하면서 소개해드리고 있어요. 클레이가 생각보다 활용할 수 있는 곳이 많아요. 어려워 보이지만 전혀 어렵지 않고 초보 분들도 쉽게 따라 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에게 쉽게 따라할 수 있는 DIY 정보를 전해주고 있는 짜루는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저녁 9시에 아프리카TV와 페이스북에서 생방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시작한지 이제 겨우 100일을 넘긴 초보 BJ지만 500여명의 애정차가 생길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재미있다는 짜루. 게임과 먹방이 ‘대세’인 개인방송 트렌드에서 굳이 핸드메이드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처음 방송을 시작하려고 하니까 게임이랑 먹방 주제 방송이 많더라구요. 그 분야가 시청자 분들도 많은데 저는 게임을 잘 못해요. 제가 할 줄 아는 건 핸드폰 게임뿐 이고, 많이 먹는 것도 잘 못해요. 그래서 제가 가장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걸 방송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컨텐츠로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공부는 싫어했지만 방학 숙제 중 에서 만드는 건 제일 열심히 해갔어요. 보통 이런 핸드메이드 하시는 분들 보면 전공 하신 분들도 많은데 사실 저는 전공자는 아니에요. 하지만 손으로 만지작거리는 걸 좋아해서 만들게 되고, 만들고 선물도 해드리니까 사람들이 좋아하고 잘한다고 말해주셔서 하게 된 것 같아요. 그리고 세상에 하나 뿐이 없는 것이니까 더 특별하다고 생각했답니다.”
아무리 좋아하는 일이고 재미를 느끼는 일이라 하더라도 방송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비용은 필요할 터. 아무리 억대 개인방송 진행자들이 늘고 있긴 하지만 아직 일부 진행자의 이야기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초보 BJ 짜루는 앞으로의 수익과 비전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요?
“아프리카를 처음 시작했을 때 굉장히 놀란 것이 뭐냐면 순위가 표시가 되요. 근데 처음엔 4만 몇 등 인거예요. 그럼 지금 bj가 4만명이 넘는다는 거잖아요. 이렇게 많은 분들이 하시는 줄 몰랐죠.
그리고 제가 방송을 하면서 모니터링을 하는데 일주일 만에 방송 그만두시는 분들도 계시고, 꾸준히 못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많은 이유가 있지만 수익이 없어서 그만 두시는 분들도 계시거든
제 방송을 유지하려면 핸드메이드 방송이기 때문에 재료비 같은 것도 무시도 못하는데, 사실 제가 이제 막 시작한 BJ라 인기 많은 BJ처럼 많이 버는 건 아니지만 재료비를 벌고 방송을 유지해 나갈 수 있는 정도구요. 앞으로 제가 꾸준히 좋은 컨텐츠를 보여드리면 팬들도 많아지고 그러다 보면 자동적으로 수입도 더 생길 거라고 생각해요. “
큰 성공을 거둔 일부 사례만 보고 환상을 걸기보다 자신만의 길을 꾸준히 가겠다는 BJ 짜루. 현재 방송을 매일 해나가는 사람으로서 새로운 직업인 개인방송진행자(BJ)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일까요?
“사실 저도 처음에 가볍게 시작을 했어요. 하지만 방송을 시작하면서 느낀 부분이, 많은 사람들이 하는 게임이나 먹방 컨텐츠 보다는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분야의 컨텐츠를 하는게 좋은 것 같아요. 그리고 사실 처음부터 시청자들이 엄청 많고 그렇진 않거든요. 사람들한테 인기 많아지는 것이 목표면 처음엔 힘들 수 밖에 없어요.. 하지만 자신이 진짜 좋아하는 분야로 사람들과 소통하게 되면 시청자가 1명만 있어도 굉장히 즐겁거든요. 방송을 오랫동안 꾸준히 하려면 자신이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컨텐츠를 정해서 하는 것을 추천 드려요. 저도 많이는 아니지만 하루하루 팬이 늘어나는 걸 보니까 뿌듯하답니다.”
밝은 얼굴로 미소짓는 그녀의 얼굴에서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이의 두려움과 불안함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오히려 앞으로가 더욱 기대된다는 듯 자신감 가득한 목소리에서 진정으로 좋아하는 일을 하는 이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새로워지는 세상, 새로운 직업을 향한 그녀의 당찬 발걸음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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