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살에 66개국을 떠나 본 청년 김이삭 인터뷰
25살에 66개국을 떠나 본 청년 김이삭 인터뷰 : 전 세계 66개국을 돌며 무려 3,000여명의 꿈과 사인을 확인한 청년. 세계를 돌며 사람들을 만나고 거기서 생겨난 인연으로 또 다른 여행을 만드는 남자. 세계를 돌아다닌 것도 모자라 자신의 집으로 전세계에서 사귄 친구들을 불러들이는 20대. 놀랍겠지만 모두 한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여행을 통해 삶이 바뀌고 세상을 보는 눈이 바뀌었다는 25세 청년 김이삭 씨. 남과 다른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역사를 만들어 나가고 있는 그는 세상을 어떤 모습으로 바라보고 있을까요?
온라인에서 ‘김이삭’이라는 청년을 검색했을 때 가장 먼저 접하게 되는 키워드는 바로 ‘사인수집가’입니다. 이미 잘 알려져 있듯이, 그는 세계를 누비며 사람들을 만나 흥미로운 두 가지 활동을 합니다. 바로 그들의 ‘꿈을 듣는 일’과 ‘사인을 받아 모으는 일’인데요. 이번 인터뷰에서도 어김없이 그는 자신이 소중하게 모으고 또 간직해 온 ‘사인첩’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그는 왜 사인을 모으고 사람들의 꿈을 듣는 것일까요?
“제가 이렇게 사인을 모으고 사람들의 꿈을 듣는 것을 신기해하는 분들이 많이 계시는데요. 사인은 그 사람의 상징과 같은 고유한 것이기 때문에 받아요. 그리고 꿈은 사실 꿈이라기보다 좌우명을 듣는 것인데요. 처음에는 사인만 받기가 어색해서 같이 물어본 것이었는데 나중에는 그 사람의 꿈을 물어보면 그와 다시 만났을 때, 그것을 이루었을 지에 대해 서로 궁금해 할 수 있어서 흥미로운 연결고리가 돼요.”
낯선 사람에게서 사인을 받고 꿈을 듣는 일. 어색하진 않았을까?
“사실 아무한테나 이런걸 요청하는 건 아니고요. 많이 하다 보니 노하우가 생겼어요. 주로 여행지에서 만난 다른 여행자들로부터 물어요. 여행자들은 서로 외롭고 의지할 곳이 없다 보니 그들끼리 서로 마음을 열고 쉽게 돕곤 하거든요. 여행자들과 이야기를 하면 쉽게 친해질 수도 있고 이런 대화도 나누기가 쉽죠. 여행자들은 여행 동안 어떤 새로운 사람을 만나게 될지 설렘이 있잖아요. 어떻게 보면 여행자들과 친해지기 위한 방법 중 하나일수도 있겠네요. (웃음)”
그를 유명해지게 만든 요소 중 하나가 ‘사인수집’이지만 어쩌면 여행지에서 다른 여행자들과 관계를 맺고 연결되기 위한 하나의 노련한 노하우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삭 씨는 ‘진정한’ 글로벌 여행자입니다. 굳이 ‘진정한’에 힘을 주는 이유는 그가 집에서든, 밖에서든 항상 세계를 여행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이미 앞에서 그가 66개국을 여행했다는 이야기는 들어보셨겠지만, 그는 집에서도 세계를 여행합니다. 세계에서 사귄 친구들과 SNS와 이메일로 연락을 주고 받으며 그들을 자신의 게스트 하우스로 초대하기 때문입니다.
“세계를 여행하고 나서 옥탑방을 얻었어요. 세계에서 사귄 다른 친구들과 연결되고 싶어서요. 거의 매일, 매주 전세계의 친구들이 찾아와요. 지금도 헝가리 친구들이 집에 와 있고 지난주에도, 그 전주에도 세계의 친구들이 저희 집에 와서 함께 어울렸어요.”
집 안에서도, 집 밖에서도 온통 세계를 경험할 생각뿐입니다. 이 정도면 이삭 씨는 가히 여행 중독이라 할 만합니다.
전세계 66개국을 누빈 이삭 씨. 자칭타칭 여행전문가라 할 그에게 그 동안 경험해 본 ‘최고의 여행지’를 물었습니다. 대답은 의외로 ‘미국’이나 ‘유럽’이 아닌 ‘몽골’… 몽골?
“제 최고의 여행지는 몽골이에요. 제가 갔던 몽골은 전기도 안 들어오고 와이파이도 안되고 말 그대로 자연 한복판에 놓여있는 그런 곳이었어요. 당연히 SNS도 못하고 스마트폰 충전도 안되죠. 처음엔 답답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전 거기서 완전한 자유를 느꼈어요. 좋은 곳 구경하고 고급스런 곳에서 자고 그런 것은 어디 가서나 할 수 있는데, 몽골에서는 달랐어요. 현지인 게르에서 재워달라고 부탁해서 며칠 동안 지내기도 하고, 거기서 집안 일을 도와주고 유유자적하면서 말도 타고 놀았어요. 불편한 것도 많지만 정말 행복했어요.”
▲해가 늦게 지는 몽골에서 야경을 찍기 위해 새벽 1시까지 기다렸다는 비하인드 스토리.
(출처 : 김이삭 씨 페이스북)
몽골에서 느낀 완전한 자유로움에 진정한 여행의 의미를 깨닫게 되었다는 이삭 씨. 그는 말합니다. 최고의 여행이 가져야 할 필수조건은 바로 ‘마음가짐’이라고 말이죠.
“배낭여행도 가보고 관광도 해봤지만 당연히 여유롭게 관광하는 것이 편하긴 하죠. 배낭여행도 너무 많이 하면 지칠 때가 있어요. 호텔에서 자고 싶고 배낭 매기가 너무 무겁고 싫기도 하고... 그러나 중요한 것은 여행을 떠날 때 갖게 되는 마음가짐이 아닌가 싶어요. 떠나기 전 설레는 그 마음만 잊지 않는다면 어디서 자도 좋고 어떤 것을 먹어도 좋거든요. 언제 어디서 누굴 만날지도 궁금하고. 아침에 눈을 뜨면 오늘은 누구를 만날까 같은 설레는 기분이 진짜 중요한 것 같아요.
솔직히 요즘에 SNS라는 것이 생기면서 사람들이 자랑하고픈 사진들을 찍으면서 그 순간의 중요함을 놓치는 것이 안타까운데, 전 유명해지려고 여행 한 것이 아니거든요. 제 또래 20대들에게 제가 말하고 싶은 한 가지는 그냥 그 한 순간의 사진보다 지금 내 옆에 누가 있는지를 알고, 여기서만 느낄 수 있는 순간들을 느끼고, 그것을 글로 남기는 것이 참 좋다는 거에요. 사진은 쉽게 찍지만 그 기분을 간직하긴 좀 아쉬움이 있어서 꼭 글로 남기라고 권하고 싶어요.”
▲남미의 얼굴이라 불리는 페루의 마추픽추에 올라 포즈를 취한 이삭 씨
(출처 : 김이삭 씨 페이스북)
60곳이 넘는 국가들을 돌아다녔으면서도 아직 여행의 설렘을 즐기고 있다는 이삭 씨. 그가 지치지 않는 20대의 여정을 계속 이어갈 수 있는 에너지를 가질 수 있었던 것이 바로 이 ‘설렘’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여행 중 알바니아 나라에서 황홀했던 풍경과 함께 찍은 컷
(출처 : 김이삭 씨 페이스북)
여행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요? 이삭 씨는 안전과 기록 그리고 사람이라고 답했습니다.
“여행지에선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니 스스로를 지킬 수 있어야 하고요. 아까 말한 것처럼 자신의 벅찬 감동과 기분을 글로 적어놓으면 좋아요.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람, 사람이에요. 현지에서 친구를 사귀게 되면 여행의 질이 달라져요. 현지인이 소개하는 맛집이 유명세 탄 맛집보다 훨씬 더 맛있는 경우랄까? 그들에게 도움도 많이 받고 경험할 수 있는 문화적 수준도 달라져요. 여러분, 꼭 현지에서 친구를 사귀세요 (웃음)”
실제 중국에서 사귄 현지 친구와 함께 중국 음식의 신세계를 맛봤다는 이삭 씨. (여러분, 현지 친구가 이렇게 중요합니다!) 그동안 누구도 말 해주지 않았던 해외여행 ‘꿀팁’이 아닌가 싶네요.
세계를 여행하면서 느낀 가장 큰 깨달음 하나만 들려달라는 질문에 이삭 씨는 “겸손”이라고 답했습니다.
“제가 존경하는 여행자 선배님들도 항상 겸손해야 한다고 하시길래 무슨 말인가 했는데 자꾸 떠나보니 알겠더라 고요. 이 넓은 세상 앞에서 제가 얼마나 작은 ‘우물 안 개구리’인지를요… 한국이라는 나라 안에서만 살면서 사로잡혔던 세계관, 편견, 고정 관념들까지… 여러 나라를 다녀보면서 알게 되었어요. 왜 세상 앞에서 겸손해져야만 하는지를요. 여행하면서 제 편견이 깨지는 경험을 정말 많이 했어요.”
이제 막 세상에 나와 그것이 만만해 보일 나이 20대. 그러나 이삭 씨는 수많은 여행을 통해, 남들보다 먼저 떠나 본 덕분에 세상이 얼마나 넓고 광대한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만의 독특한 경험을 사람들은 주목했고, 그는 오늘도 새로운 세상을 향해 떠납니다.
“제 경험에 주목해주시는 분들을 위해 책을 출간할 예정이에요. 올해 말이나 늦어도 내년에는 나올텐데 그 책을 통해 사람들과 이 경험을 더 폭넓게 나누고 싶어요.”
아주 특별한 20대 이삭씨의 세계 여행은 오늘도 더 넓은 세상을 향해 나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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