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해지는 동물병원 진료! 진료비 사전 고지제 시행

 

동물병원마다 같은 검사를 진행하더라도 진료비가 다르게 청구되는 이른바 ‘깜깜이 진료’로 불편을 겪는 반려인들이 많습니다. 이러한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2023년 1월 5일부터 ‘수의사법 개정안’이 시행되어 앞으로 동물병원 진료비가 투명하게 공개될 예정입니다. 오늘은 ‘동물병원 진료비 사전 고지 제도’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동물병원 진료비가 비싼 이유

 

1인 가구가 급증하고 핵가족화되면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통계청 2020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전체 가구 중 15%에 해당하는 312만 9,000가구가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려동물이 증가함에 따라 미용, 숙박 등 반려동물 산업뿐만 아니라 동물 의료시장 규모도 커지고 있습니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2022년 동물 의료시장 규모는 약 1조 7,400억일 것으로 추정되며, 2027년에는 3조 3,0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측됩니다.

 

동물 의료시장은 성장하고 있지만, 표준진료체계는 아직 갖춰져 있지 않습니다. 그렇다 보니 동물병원마다 진료비 편차가 커 비용을 예상하기도 어렵고, 반려인의 부담도 높습니다. 사람과 달리 건강보험도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반려인이 진료비 전액을 고스란히 부담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2022년 11월 민간소비자 운동단체에서 반려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의하면 동물병원 1회 평균 진료비로 8만 4,000원이라고 합니다. 설문에 응답한 사람 중 83%가 진료비 부담을 느끼고 있으며, 진료비 사전 고지가 없고(16.8%), 병원마다 금액 차이가 커(15.5%) 불만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 투명해지는 동물병원 진료비

 

동물병원 진료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2023년 1월 5일부로 진료비 사전 고지 제도가 도입되었습니다. 이에 주요 진료 항목 진료비와 수술 등 중대 진료 예상 진료비를 사전 안내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수의사가 2인 이상인 동물병원에서는 진찰, 상담, 입원, 엑스레이 검사, 혈액 검사, 예방 접종 등 100개의 진료 항목에 대한 비용을 게시(내부 접수창구, 진료실, 책자나 인쇄물 등)해야 하고 이를 초과하는 비용은 청구할 수 없습니다. 진료비를 게시하지 않을 경우에는 시정명령이 부과되고,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1차 30만원, 2차 60만원, 3차 9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2024년 1월 5일부터는 수의사 1명이 운영하는 동물병원에도 적용됩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23년 6월까지 전국 4,900여 개 동물병원의 진료비를 조사해 지역별 진료비를 공개할 예정입니다. 동물병원 진료비 게시가 의무화되며 동물병원 간의 진료비 편차가 줄어들고, 진료비 사전 고지 부족 및 과다 청구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동물병원 진료비가 공개되면서 반려인의 알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게 됐다고 기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동물병원 진료비 비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커머스형 플랫폼과 회원제 동물정보 사이트와 같은 플랫폼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남은 과제는 진료비 표준화

 

한편 진료 항목에 대한 표준화 작업을 한 후, 시스템이 보완되어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같은 증상이라도 병원마다 검사 항목, 수술 방식 등이 달라 표준화 작업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병원 간 지나친 가격 경쟁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가격 경쟁이 이루어질 경우 소규모 동물병원이 생존하기 어려울 수도 있고, 동물 의료산업의 발전을 저해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이에 농림축산식품부에서는 동물병원 간 진료비 편차를 줄이기 위해 2024년까지 진료 항목 100개에 대한 표준화 작업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료비 표준화 작업이 이루어지게 되면, 반려동물 보험 시장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진료비가 동물병원마다 다르다 보니 보장 범위가 제한적이고, 보험료도 비싸게 측정되었기 때문입니다. 2022년 10월 말 기준 반려동물 보험 가입자 수가 전체 반려인의 약 1% 미만(5만 5,000명)인 것을 감안할 때, 펫 보험 시장 성장 가능성이 높습니다. 진료비 표준화를 통해 서비스 범위가 넓어지고, 소비자 인식이 개선되면 펫 보험 가입자도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 진료비 부담을 줄이려면

 

동물병원 진료비 사전 고지 제도 외에도 반려동물 진료비 부담 완화를 위한 사회적 논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반려동물 의료비 지원 제도를 마련하기도 했습니다. 서울, 경기, 대전, 동해시 등에서 동물복지사업의 일환으로 제도를 운영하며 반려동물의 건강검진이나 예방접종, 중성화수술 등 기본적인 동물 진료비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은 진료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반려동물 보험, 적금 등 금융 상품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반려동물을 위해 목돈을 마련할 수 있는 저축상품이 인기입니다. 금융사에서는 반려인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각종 혜택을 더한 펫 전용 상품도 출시하고 있습니다. 적금 가입 시 보험 서비스 무료 가입, 반려동물 서약서 작성 시 금리 우대 등 다양한 혜택이 함께 제공된다고 합니다. 반려동물과 함께 다이어리를 작성하며 추억을 쌓고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상품도 있습니다.

 

지금까지 하나은행 1Q 블로그와 함께 ‘동물병원 진료비 사전 고지 제도’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보는 가치관이 확산하면서 반려인, 반려동물을 위한 제도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동물병원 진료비 사전 고지제 도입을 시작으로 진료비 표준화 등 남은 과제들을 하나씩 해결해가다 보면 점차 반려인들의 진료비 부담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됩니다.